예전에는 화면 앞에 앉아 일러스트나 포토샵을 켜고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익숙한 일상이었습니다. 마우스를 쥐고 레이어를 하나씩 쌓아 올리며, 선의 미세한 곡선이나 색감의 톤을 맞추기 위해 몇 시간씩 고심하는 일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과정이었습니다. 하나의 이미지를 완성하기까지 들어가는 정성과 시간은 작업물의 가치를 나타내는 묵직한 무게감이기도 했습니다.
1. 신기함 뒤에 찾아온 슬그머니 밀려드는 씁쓸함
그러다 AI 도구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요. 처음에는 서로 이야기만 주고 받다가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키보드로 몇 단어의 문장을 적어 넣고 생성 버튼을 누른 지 약 1분만에, 눈앞에 꽤 완성도 높은 이미지 초안이 뚝딱 나타났습니다. 그 순간 느꼈던 감정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묘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신기함'이었습니다. 내가 몇 시간 동안 작업하고 고민해야 만들 수 있었던 결과물이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펼쳐지는 모습은 기술 발전의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작업 시간을 단축해 주는 훌륭한 도구가 생겼다는 안도감도 잠시 들었습니다.하지만 이내 신기함의 뒤편으로 슬그머니 씁쓸함이 밀려왔습니다. '내가 그동안 공들여 다듬어온 시간과 수고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하는 허탈감이랄까요. 사람이 고민하고 손끝으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고뇌의 과정이, 거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계산 몇 초에 가볍게 대체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2. 이미지 너머, 창작 영역 전체로 퍼지는 변화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변화가 비단 이미지 제작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고, 영상을 편집하는 등 창작의 고유 영역이라 여겨졌던 거의 모든 분야에 AI가 스며들고 있습니다.
| 창작 영역 전체에 퍼진 AI |
3. 이미 시작된 '로봇 화가'의 시대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변화가 비단 모니터 속 화면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궁금한 마음에 구글 검색을 해보니, 멀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그림 그리는 로봇'이 이미 세상에 나와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눈에 달린 카메라로 대상을 보고 직접 캔버스에 붓질을 하는 인간형 로봇이나, 텍스트 명령어를 입력하면 붓의 압력과 질감까지 표현해 내며 그림을 그리는 AI 로봇 화가들의 모습을 접하고 나니 경외감과 함께 또 다른 묘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이제 AI와 로봇은 단순히 디지털 픽셀을 조합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만의 고유 영역이라 믿었던 '물리적인 창작의 행위'마저 차근차근 넓혀가고 있는 셈입니다.
4. 그럼에도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의 시선과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나 로봇이 만들어낸 수많은 이미지 속에서 결국 '어떤 이미지를 선택하고, 거기에 어떤 이야기와 온기를 담아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일 것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그 도구를 움직이는 사람의 감정과 시선까지 온전히 대신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오늘도 자주 사용하는 디자인 툴과 AI 창을 동시에 띄워두고 작업하며, 신기함과 씁쓸함 그 사이 어디쯤에서 나만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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